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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9-30 (금) 09:27
조회: 135  
1심 재판 강화
법원이 1심 재판의 강화를 위한 방안을 내놨다. 사실관계 확정을 위해 최대한 폭넓은 증거조사를 허용하고 최종 변론기일을 구술변론기일로 운용하는 등 법정토론을 활성화해 쟁점을 도출한다. 당사자 본인이 법정에 나와 직접 의견 진술할 기회도 보장해 법정에서 할 말을 다 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것이다. 재판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사건 당사자들의 말을 최대한 경청함으로써 재판의 공정성과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원장 강형주)은 26일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중회의실에서 강 원장과 김용대(56·사법연수원 17기) 민사수석부장판사, 수도권 소재 지방법원 소속 민사 합의부 재판장 33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실심 심리방식 개선을 위한 재판장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1심 집중' 심리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방안은 지난달 29일 서울고법이 항소심의 사후심화를 강조하는 '민사 항소심 심리개선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1심 집중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1심에 재판 역량을 집중해 불필요한 항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1심에서 충실한 증거조사를 위한 사전 절차협의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재판장이 소송지휘권 행사를 통해 소송대리인에게 준비서면의 조기제출을 촉구하기로 했다. 소송대리인이 변론기일 또는 준비기일 전날이나 기일 당일에 새로운 주장이 담긴 준비서면을 전자소송 시스템 등을 통해 제출하는 사례가 많아 심리 진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 차원에서도 각 지방변호사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변호사들의 준비서면 조기 제출을 독려하기로 했다.

준비서면의 분량이 많고 사안이 복잡한 때에는 2~3쪽의 요약문을 별도로 제출하도록 소송 지휘하는 한편 변론준비절차를 활용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법정토론 등을 통해 쟁점을 도출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증거가치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로 당사자의 증거신청을 기각해오던 관행도 원칙적으로 금지키로 했다. 현장검증이나 감정 등 법원으로선 부담이 된다 하더라도 사실증명과 쟁점 판단에 필요하다면 모두 채택하겠다는 것이다. 법원 관계자는 "1심이 이렇게 진행되면 항소심에서는 1심에서 다하지 못한 청구취지·원인의 추가·변경이나 항소이유에 대해서만 집중 심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최종변론기일을 구술변론기일로 별도 지정해 운용하기로 했다. 최종변론기일 직전에 쌍방 대리인에게 구술변론시간을 협의하고(예컨대 원고대리인 10분, 피고대리인 10분 등) 최종 변론기일에는 당사자 본인이 직접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기회도 주기로 했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1심에서 충분한 공방 기회를 제공하는 만큼 여유 있는 변론진행을 위해 1심의 장기미제 기간을 현재의 2년에서 2년6개월~3년으로 조정하거나 사건유형별로 장기미제 기간을 재조정하는 등 판사들의 심리부담을 경감시켜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 원장은 "1심의 종국적 분쟁해결기능을 강화하고 항소심은 원칙적으로 1심 심리의 당부를 판단하는 방식으로 사실심 심급구조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며 "민사합의부 재판장들이 1심에서의 집중심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소송지휘권을 적정하게 행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부장판사는 "지금까지 항소심은 '속심'이라는 인식 하에 1심 심리를 반복하는 형국이었다"며 "1심에서 충실한 쟁점정리·절차협의·증거조사가 이뤄지면 항소심에서는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만 판단하고 대법원은 법률심·정책심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실질적인 피라미드 구조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부장판사도 "재판장은 물론 대리인과 당사자들도 '1심이 최종심'이라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며 "일단 1심 재판을 해보고 항소심에서 본격적으로 다투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고법은 지난달 29일 '민사 항소심 심리 개선 방안' 발표를 통해 항소심에서 당사자가 새로운 주장이나 증거를 내지 않고 단순히 1심 판결이 잘못됐다고만 주장하면 변론을 한 차례만 열고 심리를 종결하기로 했다. 또 당사자가 정해진 기간을 넘겨 주장을 제출하거나 증거를 신청하는 경우 또는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공격·방어 방법을 뒤늦게 제출해 변론기일 속행을 방지하는 경우에는 주장 제출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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