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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08-07 (목) 14:34
조회: 410  
소송인지액 인상
소송인지액 10월부터 큰 폭 오른다
개정 인지규칙 시행… 물가상승 등 현실 반영
변호사업계 "사법 접근권 악화" 비판적 반응
부동산관련 민사소송 사물관할에도 영향 미쳐


민사·행정·특허소송 등 각종 소송을 제기할 때 국민이 내야 하는 인지액이 대폭 인상된다.

대법원은 인지액의 부과 근거인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이 개정돼 10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1일 밝혔다. 소송 등을 내는 사람은 소장이나 신청서 등에 소송목적의 값(소가·訴價)에 따라 일정한 비율을 곱해 산출한 금액에 해당하는 인지(印紙)를 붙여야 한다. 따라서 인지액은 일종의 수수료다.

대법원은 “그동안 물가상승을 반영해 소송 비용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인지액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변호사업계에서는 “국민의 사법 접근권을 악화시키는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 “물가상승, 경제 현실 반영”= 대법원은 인지액을 상향 조정한 이유에 대해 “경제 규모가 확대되고 물가가 상승한 데 비해 소가가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인지액이 지나치게 낮을 경우 국민의 세금으로 부족한 부분을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재판유상주의 원칙과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맞지 않을 수 있어 소가를 실질 가격에 맞도록 현실화했다”고 밝혔다. 법원에 접수되는 사건이 늘어나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 인지액 등 소송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토지와 건물의 소가는 시가표준액 자체가 아니라, 개별공시지가·시가표준액에 100분의 30을 곱해 산정하는 반면, 차량·선박 등 다른 물건은 시가표준액 자체를 소가로 하고 있다. 이처럼 물건과 부동산 사이의 소가 계산에 차이가 나 형평성에 어긋나는 점도 인지규칙을 개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특허소송 인지액이 특허심판 청구료보다 낮아 이를 역전할 필요도 생겼다. 특허심판 청구료는 서면제출의 경우 26만원인데, 특허심판에 불복해 내는 특허소송의 인지액은 23만원이다.

◇개정 내용, ‘부동산 가액·비재산권 소가 증가’= 개정 인지규칙은 토지의 가액은 개별공시지가에서 100의 30을 곱하던 것에서 100분의 50을, 건물은 시가표준액에 100의 30을 곱하던 것에서 100분의 50을 곱해 산출하도록 했다. 개별공시지가 1억원인 아파트의 소유권이전등기소송을 낸다고 가정하면, 기존 인지규칙은 인지액으로 14만원(1억원x0.3x0.0045+5000원)을 내야 했지만, 앞으로는 23만원(1억원x0.5x0.0045+5000원)을 내야 한다. 재산권상의 소로서 그 소가를 산출할 수 없는 것과 비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소송의 소가는 2000만100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조정됐다. 비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소송으로 운전면허 취소처분 취소소송과 같은 행정소송의 인지액은 9만5000원(2000만100원x0.0045+5000원)에서 23만원(5000만원x0.0045+5000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회사 등 관계소송, 단체소송, 특허소송의 소가는 5000만100원에서 1억원으로 변경됐다. 특허소송의 인지액은 23만원(5000만100원x0.0045+5000원)에서 45만5000원(1억원x0.004+55000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다.

◇부동산 사물관할 변경, 변호사보수 상환액 증가할 듯= 토지나 건물의 가액이 대폭 인상됨에 따라 인지액이 덩달아 오를 뿐만 아니라 부동산과 관련한 민사소송의 사물관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관계자는 “보통 부동산의 실제 시가가 2억~3억원이더라도 소가 규정에 따라 가액을 계산하다 보면 단독 재판부에 배당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제는 상당수의 사건이 합의부 관할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별 공시지가가 2억5000만원인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은 현 인지규칙에 따르면 소가가 7500만원이어서 단독 재판부가 담당하지만, 개정 규칙에 따르면 소가가 1억2500만원이 돼 합의부가 관할하게 된다. 소가가 높아지면 소송을 내는 원고가 부담해야 하는 인지액 등 소송비용이 늘어나지만, 마찬가지로 패소자가 부담해야 하는 소송비용 역시 늘어나게 된다. 소송비용 중 패소자에게 상환받을 수 있는 변호사보수는 소가를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승소자는 패소자에게 상환받을 수 있는 변호사비용이 늘어나게 돼 승소자에게는 이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 업계 반응은 부정적= 대법원은 물가변동을 반영한 소송비용을 적정화를 위해 규칙을 개정했다는 입장이지만, 변호사 업계에서는 “대법원의 인지액 인상은 국민의 사법 접근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진녕(43·사법연수원 33기)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대법원은 변협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지액 인상안을 통과시켰다”며 “물가가 오른다지만 국민 부담을 생각해서 자제하지 않고 인지액 인상을 강행한 것은 국민의 사법접근권을 악화시키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하창우(60·15기) 변호사는 “인지액을 높인다고 해서 남소를 방지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국민에게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는 “인지액이 올라가면 수임료를 깎아달라고 하는 의뢰인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어 변호사 입장에서는 인지액이 올라가는 것이 유쾌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신소영 기자 ssy@la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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