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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5-02-24 (화) 12:55
조회: 479  
법무사 법인

법무사합동법인(법무사법인)의 '대형화'를 가로막고 있는 현행 법무사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한 법무사법인 제도를 신속히 도입하고, 법무사법인의 구성원 법무사 경력 요건 등 규제를 완화해 법무사업계의 법인화를 활성화하고 대형화와 전문화를 추구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법률시장 개방과 변호사 공급 과잉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변호사들이 소액사건 수임에 적극 나서고 심지어 법무사 고유 업무인 등기에도 눈독을 들임에 따라 법무사 업계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업무 영역의 한계가 없는 변호사들의 파상 공세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대형화와 전문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대다수가 개인 사업자로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현재의 법무사 사무소 시스템으로서는 전문화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 법무사법인의 대표는 "한 명의 법무사가 사무실을 꾸리면서 전문분야를 연구해 성과를 내긴 어렵다. 차별성 있는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법무사들이 모여야 한다"며 "법무사 영업 조직의 법인화·대형화야 말로 자본과 능력, 경험과 노력, 자원·인력의 집중을 통한 경쟁력 확보의 지름길인 만큼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법무사도 "상업 등기만 해도 기업합병분할, 주주총회 과정, 외국투자기업 자문 등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법인화와 대형화를 통해 상업 등기와 부동산 등기, 공탁, 개인회생·파산 등 민사사건, 고소장 작성 등 형사 사건 등으로 분업화해 전문성을 추구한다면 로펌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력 확보 위한 전문성 갖추려면 '대형화'는 필수적
구성원 무한책임 규정 등에 묶여 법인설립 '주저주저'
법인 설립 요건 지나치게 까다로운 것도 문제점으로

 
◇경쟁력 갖추려면 '대형화' 필수= 서울 서초동에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A법무사는 최근 상담만 하고 돌아간 중소기업 관계자를 보며 대형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수임료가 비싼 로펌을 찾아갈 수 없어 찾았다는데 법무사가 1명뿐이라는 말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돌아섰다. A법무사는 "고객 입장에서는 법무사가 한 명인 것보다 여러 명인 합동사무소나 법무사법인에 믿음이 더 갈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면서 "함께 법인을 만들 법무사를 찾아보긴 했지만 법인을 하게 되면 다른 구성원이 저지른 사고까지 연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법무사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갑자기 대량 집단등기를 맡게 된 B법무사도 대형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서류를 만들고 제출하는데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었지만, 등기소에 서류를 제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사무직원은 1명 밖에 없었고 자신이 직접 모두 하려니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B법무사는 "여러 법무사들이 한 법인에 소속돼 업무를 분담하면 얼마나 효율적일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B법무사도 법인 설립을 중도에 포기했다. 무한책임 규정에 부담을 느껴 아무도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성원 '무한책임' 규정 등이 걸림돌= 이처럼 법인화·대형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구성원의 무한책임 규정이다. 현행 법무사법은 법무사법인의 구성원 법무사의 책임에 대해 상법상 합명회사 규정을 준용해 무한책임으로 규정하고 있다. 고액인 부동산의 등기 업무를 주로 취급하는 법무사들로서는 자신이 아닌 다른 법무사가 저지른 사고까지 연대해 무한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법인 설립에 주저할 수 밖에 없다.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변호사업계에서는 최근 법무법인 구성원 변호사들에게 합명회사의 무한책임을 준용하는 변호사법 규정을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무사법인의 설립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운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행 법무사법 제35조는 '법무사법인은 5명 이상의 법무사로 구성하며 그 중 2명 이상은 10년 이상 법무사 업무에 종사한 자이거나, 법원·헌법재판소·검찰청의 법원·등기·검찰사무직렬 또는 마약수사직렬 공무원으로 5급 이상의 직에 5년 이상, 7급이상의 직에 7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법무사시험에 합격한 지 오래되지 않은 청년변호사들에게는 법무사법인 설립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이는 변호사와 비교해도 지나치게 엄격하다. 변호사법 제45조는 법무법인 구성원 변호사의 수를 3명 이상이면 족하도록 하고 있고, 그 중 1명 이상이 통산해 5년 이상 판사·검사·변호사 등으로 종사한 경력을 갖고 있으면 법무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분사무소 설치 지역을 제한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법무사법인의 경우 주사무소 소재지의 지방법원 관할구역 내에서만 분사무소 설립이 가능하다. 법인 구성원과 소속 법무사를 동일 지방법무사회에 가입한 법무사로만 제한하는 것이다. 이는 법무사법인이 다양한 인재를 발굴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장애를 초래한다.

이남철 법무사는 "서울은 5개의 지방법무사회로 나뉘어져 있는데, 바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같은 법인의 구성원이 될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동길 법무사도 "여러 인접 자격사 중 유일하게 법무사법에만 있는 규정"이라며 "지방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서울에서만이라도 분사무소 제한 규정이 폐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도 이같은 업계의 바람을 수용해 법무사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지난해 12월 입법예고 절차를 마쳤다. 현재 규제 심사중인 이 개정안은 법무사법인의 구성원 법무사 수를 5명 이상에서 3명 이상으로 줄이고, 그 중 2명 이상은 10년 경력을, 1명 이상은 7년 경력을 갖추기만 하면 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10년 이상 경력을 갖춘 2명 이상을 포함해 모두 5명 이상의 구성원 법무사를 갖추고 자본총액 1억원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추면 유한 법무사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있다. 유한 법무사법인의 구성원 법무사들은 출자금 한도내에서 책임을 부담하지만, 수임사건과 관련한 고객의 손해를 배상하기 위해 손해배상 준비금을 적립하거나 이행보증보험 또는 대한법무사협회가 운영하는 공제에 가입하도록 했다.

◇'양날의 검' 위험성 대비해야= 법무사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법무사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형 법무사법인의 출현에 따라 양극화 문제가 심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재훈 법무사는 "현재 몇몇 법무사법인은 기업을 주 고객으로 하면서 전자등기를 매개로 시장 독점과 하청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하청 및 재하청 형식의 대형화가 아니라 물적·인적 자원의 집중으로 전문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시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건전한 거래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방식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무사법인에서 일하고 있는 한 법무사는 "대부분의 법인이 1인 오너제"라며 "이는 전문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으므로 법무법인이나 감평사 법인처럼 능력의 차이에 따라 이익 배분의 차이도 달라지는 형태의 파트너십 체제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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