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강재 소개각종 소송강제집행 등인터넷등기등  기답변서게시판법률상담실영혼의 샘참  고유관기관업무관련



 우리 인생사에는 가짜가 진짜보다 더 행세를 하고 적법을 가장한 편법이 활개를 치면서 사실을 왜곡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중과세를 피하기 위하여 남의 이름으로 토지나 건물을 취득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고, 경매에 넘어가는 아파트에 각 방마다 가장 세입자를 정해 주민등록을 옮겨놓고 소액임차권자 행사를 하는 일도 부지기수인 세상이다.

X는 내연의 남편 A에게 2억 원을 빌려주고 시가 6억 원인 A소유 아파트에 대한 보증금 2억 원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이 아파트에는 A의 친구 B가 채권자인 채권최고액 2억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고 이 근저당권보다 앞서 A의 채권자 E가 1억5천만 원의 가압류 집행을 한 상태였다.
그런데 A의 사업이 부진하여 이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대출을 받았던 D은행에 이자와 원금을 변제하지 못하여 D은행에서 임의경매를 신청했다. 은행으로부터 경매를 신청하겠다는 통지를 받은 A는 경매개시결정이 나기 전에 X에게 다시 채권최고액 1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다. 최근 아파트 시가가 떨어지고 거래도 시원치 않은 탓인지 경매절차는 한없이 지연되고 유찰되다가 3번째 기일에서 4억 5천만 원에 낙찰이 되었다.
X가 가만히 계산을 해보니 은행채권이 이자와 함께 1억 5천만 원이었고 선순위 가압류와 B의 근저당권을 감안하면 자신에게 돌아올 배당금은 없을 것 같았다. 평생 간직하겠다고 작정했던 비상금을 모두 날리게 될 상황이었다. 게다가 경매가 진행되는 도중에 아파트에 채권확보를 하지 못한 다른 채권자들이 고소를 하여 A가 사기혐의로 구속이 되어 형사재판을 받게 되자 X는 2중 3중으로 고통을 당하게 되었다.
그런데 X는 교도소에서 내연의 남편인 A와 면회를 하던 중 뜻밖의 소리를 들었다. 하도 사업이 되지 않은데다 남에게 진 빚도 많아서 만일 아파트가 경매되면 사업자금이라도 확보할까 하고 B의 명의를 빌려 허위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X는 B에게 내용증명을 보냈다. A가 X에게 들려준 진술의 내용을 자세히 적은 뒤 A가 B에게 설정해준 근저당권은 원인이 없는 것이므로 해제를 해달라고 사정을 했다. 그런데 B가 펄쩍 뛰었다. 자기는 채권증서까지 가지고 있는 진정한 채권자라는 것이었다.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A는 근저당권을 가장으로 설정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채권자 등살에 교도소 신세까지 지고 있는 내연의 남편보다는 모든 서류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B의 말에 더 무게가 실렸지만, 살고 있는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가고 나면 빈손으로 길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었다. 일단 자신에게 유리한 쪽을 선택하기로 했다. X는 친정오빠의 소개로 법무사 K를 찾게 되었다.


가장이라는 B의 근저당권 C로 이전돼, C상대로 처분금지가처분․배당이의 신청해 지급정지

X가 이의를 달고 나와선지 그 사이에 B는 자신의 처인 C에게 채권양도와 함께 근저당권을 이전한 뒤 집행법원에 이 사실을 신고했다. 뭔가 꿀리는 데가 있다는 증거였다. 보증금 2억 원인 X의 임차권은 확정일자를 받지 않아서 배당순위에 들지 않았지만 C의 근저당권을 취소시키면 간신히 1억 원짜리 X의 근저당권이 배당순위에 들게 될 것 같았다.  
K는 우선 B에 대한 최초의 근저당권은 채권 회피를 위해 가장으로 설정했다는 A의 진술서에 교도관의 확인 인을 받아 첨부하고, C의 근저당권은 피담보 채권이 없는 등기로서 취소되어야 마땅하다는 내용을 적어 C에게 배당되는 금액 총액에 대해 국가를 제3채무자로 하여 처분금지 가처분신청을 하였다.
이 신청에는 “근저당권이 유효하기 위하여 근저당권설정행위와 별도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성립시키는 법률행위가 필요하고,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성립시키는 법률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증명은 그 존재를 주장하는 측에서 부담한다”는 대법원 2010다107408호 판결을 인용하면서, 이 사건은 피담보채권이 없는 가공의 근저당권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리 어렵지 않게 가처분 결정이 났고 집행도 완료했다.
그 다음 절차로서 K는 X가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C의 배당에 대하여 이의를 하게 했다. 배당표에 의하면 C의 근저당권보다 등기부 기재 날짜가 빠른 가압류가 하나 있어서 그 가압류권자 E와 C, X의 근저당권은 동 순위가 되었다. 그래서 각자의 안분비율에 따라 배당을 한 후, C에게 선순위 근저당권자로서 X에게 배당된 금액을 흡수하여 총 1억 7백만 원이 배당되었으나 X의 처분금지가처분 신청과 배당이의에 의해 지급정지가 되었다.  
배당이의를 했으면 다음에는 그를 위한 소를 제기하는 것이 순서였다. K는 X를 원고로 하고 C를 피고로 하여 A가 B에게 설정했던 근저당권은 사해행위이므로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 채권자취소권에는 시효와 제척기간의 제한이 있었다. 즉 채권자가 취소의 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사해행위취소의 소를 제기하여야 했다(민법 제406조).
물론 근저당권이 등기부에 기재된 날짜는 아직 5년이 경과되지 않았고, A로부터 허위로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는 고지를 받은 지 아직 몇 달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K는 소장에서 이 시효와 제척기간에 관한 언급을 한 뒤 A의 진술을 바탕으로 이 근저당권이 성립된 과정을 설명하고, 피담보채권은 채권면탈이 목적이었으며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가 제기 되자 상대방은 발광을 하는 듯 했다. 이 어려운 시기에 금방 손에 잡힐 것 같았던 1억 7백만 원을 졸지에 빼앗기게 되었으니 그럴 만했다.

A의 B근저당권 설정은 사해행위, 취소소송 항소심까지 승소  

재판은 가히 난장판이 되어갔다. B는 자신이 A와 함께 작성했던 약속어음과 근저당설정 계약서 등을 제출하면서 자신이 진정한 채권자임을 강변했다. 그러나 상대방인 A가 피담보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증언을 했고, 근저당권 설정등기를 위해 등기소에 제출했던 등기신청서 사본을 법정에 제출하면서 약속어음에 찍힌 A의 인장은 등기신청서와 첨부서류에 찍기 위해 편의로 만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실제 돈을 거래한 사실이 있거든 A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지급한 실 거래현황을 입증하라고 촉구했다. 이것은 피담보채권을 성립시키는 법률행위가 필요하다는 위 판례에 근거한 것이었다. B는 근저당권에 얽힌 모든 서류를 제출했고, 심지어 과거 십 수 년 간 같은 사업장에서 함께 생활했던 A와 B간의 법률관계와 사실관계에 관한 모든 기록을 재판과정에 노출시켰다.  
B가 과거 함께 사업을 하면서 남을 등치고 돈을 편취한 내용들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기 시작하자 A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B가 폭로하는 문서는 A가 피고로 재판을 받고 있는 형사재판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었다. B는 이 점을 노리고 수시로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A를 찾아가 민사재판에서의 증언을 다시 부인하라고 협박과 회유를 계속했다.
이런 가운데 변론이 종결되고 1심 재판부는 X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B(C의 명의로)는 즉각 항소를 한 뒤 A를 다시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리고 1심 재판에서 했던 증언을 모조리 뒤엎는 진술을 시켰다. K는 B가 최근 A를 면회했던 교도소의 기록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하면서 준비서면을 통하여 A의 형사재판 종결일이 가까워오고 있음과 이를 노리고 A를 회유하고 위협하고 있음을 재판부에 알리면서 항소심에서 한 A의 증언을 탄핵했다.  
항소심 판결 역시 X의 승소였고 상고심에 가서도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이 나왔다. 첫 배당이의를 신청한지 1여년 만이었다. 이렇게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자 이 배당금의 귀속주체가 누가인가 하는 문제에 부딪쳤다. 비록 X가 가처분을 해놓긴 했지만 재판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재판에서 승소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정지조건부 C의 소유였다. 그런데 이렇게 C가 패소를 했기 때문에 그 배당금에 대한 소유권을 잃었다. 그렇다면 이 배당금이 일단 소유자 A에게 귀속되었다가 배당에서 누락된 채권자에게로 돌아가는가 하는 문제가 있었다.
만일 소유자 A에게 일단 귀속된다면 그동안 경매절차와 상관이 없었던 다른 A의 채권자들도 이 배당금에 대하여 권리행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 문제를 여러 판결을 통해 해결해 놓고 있었다.
즉, 이 배당금은 추가배당의 대상(대법원 2002다33069호)이라는 것이며, 공탁금의 지급 여부가 불확정 상태에 있는 경우에는 공탁된 배당금이 피공탁자에게 지급될 때까지는 배당절차는 아직 종료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배당절차가 확정적으로 종료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점, 그리고 채권자취소의 효과는 채무자에게 미치지 않고 채무자와 수익자와의 법률관계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취소채권자의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청구에 의하여 채무자에게로 회복된 재산은 취소채권자 및 다른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취급될 뿐 채무자가 직접 그 재산에 대하여 어떤 권리를 취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 공탁금은 그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였던 다른 채권자들에게 추가 배당함이 상당하다는 것이었다.  


승소 후 C의 배당금은 추가배당하게 됐으나 배당방법에 의문.

위와 같이 C에게 배당되었던 1억700만 원의 배당금에 대한 추가배당 절차가 진행되었다. 이렇게 되자 자연히 안분배당을 했던 1차 배당시의 가압류권자와 X간의 배당방법에 문제가 생겼다. 1차 배당에서 C에게 1억7,000만 원이 배당될 때 그보다 집행일자가 빨랐던 가압류권자 E는 채권 1억5,000만 원으로 배당에 참가하여 5,350만 원을 배당 받았었다. 집행법원은 E의 나머지 채권 9,650만 원과 X의 채권 1억 원을 기준하여 E에게 52,547,000원을, X에게는 54,453,000원을 배당했다. 경매법원의 이러한 배당방법은 단순하고 일목요연한 면은 있었다. 그러나 가압류권자의 배당액에 중복이 있어 공평하지 못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1차 배당에서 E와 동시배당을 받았던 C의 배당액은 취소가 되었고 그 자리에 E와 동시배당을 받아야 할 X가 대신 들어섰는데 1차 배당에서 X와 동순위였던 E의 1차 배당액은 그냥 두고 1억 7백만 원을 기준으로 추가배당을 실시한 것이다. 배당절차에 직접 참가하지 못했던 K는 1차 배당표와 2차 배당표를 살펴보다가 나중에야 이 문제를 발견했다. 공평하게 추가배당을 하려면 동시배당으로 안분배당을 했던 이들 간의 1차 배당은 무시하고 추가배당 시에는 1억 7백만 원이 아닌 1억6,050만 원을 기준으로 계산하여 E에게는 9,630만 원을, X에게는 6,420만 원으로 산정한 후 E의 배당액 9,630만 원에서 1차 때 수령한 5,350만 원을 공제한 돈 4,280만 원을 지급하여야 하지 않을까. 만일 이런 방법이면 X에게 9,747,000원이 더 배당되는 것이다. K는 이에 대한 법원의 실무제요와 배당에 관한 서적을 찾아보다가 “확정된 배당표에 의하여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실체법상의 권리를 확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배당을 받아야 할 자가 배당을 받지 못하고 배당을 받지 못할 자가 배당을 받은 경우에는 배당에 관하여 이의를 한 여부 또는 형식상 배당절차가 확정되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배당을 받지 못한 채권자는 배당받은 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86다카2949호)는 판결을 기준으로 X를 원고로, E를 피고로 하여 9,747,000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E측에서는 이에 대하여 전혀 응소하지 않았고 법원은 무변론 판결을 하기 위하여 선고기일까지 잡았으나 다시 변론기일을 열어 원고에게 이렇게 계산을 하는 근거를 제출하라고 명령하였다. 아마 재판장도 이에 관한 근거규정이나 배당방법을 찾지 못한 모양이었다.
               
만일 소액재판인 이 판결에서 원고 패소가 되면 K는 자비를 들여서라도 2심과 3심의 결론을 확인해볼 생각을 했다. 이 문제는 단지 돈 몇 백만 원을 더 찾아오고 마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점점 혼탁해지면서 편법과 탈법이 횡행하는 가운데 앞으로도 충분히 분쟁이 야기될 만한 사안이므로 법원 스스로 이에 대한 선례를 만들어 놓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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